밭으로
조정원
@batro_go
세종

밭으로는 빵식탁을 통해 자연을 전하고자 만들어진 식품점입니다. 우리밀과 자가제효모로 사워도우빵을 만들고, 로컬 식재료를 중심으로 계절감각을 느낄 수 있는 빵식탁을 소개합니다. 좋은 밭을 찾고 가꾸며 절기에 따른 미식과 함께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인 ‘밭’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밭으로를 만들어가고 있는 저는, 도시에 자연공간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일들을 오래 해왔습니다.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과 타지 이주로 인해 회사생활을 그만두게 되면서 그동안의 나의 역할, 그러니까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을 전하는 일을 공간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게 무얼까 궁리하다가 밭으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좋은 밭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전함과 동시에 직접 가꾸어야만 만날 수 있는 밭이 선사하는 식재료 작물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밭이 가진 중요한 요소로 보고 도시인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지금은 밭으로를 통해 사람들이 친숙하게 다가가는 식탁에 자연을 차려 전하고 있습니다.
제게 밭으로는 2017년 한살림의 마을 빵을 만드는 모임에 참여하게 되면서 꿈꾸게 된 일이였어요. 우리밀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던 저는 그때부터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밀에 대해 경험하게 되었어요. 우리의 밀자급률이 1%에 머문다는 사실도 알게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밀을 키워주시는 생산자님들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해서 그때부터는 소규모 생산자님들의 밀을 찾고 소비하는데 노력했던 거 같아요. 가까이서 생산된 밀로 만드는 빵은 얼마나 놀랍도록 아름다운 경험을 선물하는지도 알게 되었어요.
함께 모임을 하던 분들 대부분이 자신 또는 가족들의 건강 상 이유로 우리밀로 만드는 빵을 배우러 왔었고 그때 처음 우리밀의 안전성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며 알아갔어요. 우리밀이 누군가에겐 보통의 일상을 지켜주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우리밀을 다양하게 실험해 보고자 하는 결심이 섰습니다.
얼마 전 좋은 기회가 있어 국립식량연구원의 밀품종연구원분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요, 밀을 키워내는 농가와 그 밀을 받아 작업할 수 있게 해주는 가공자, 그 결과물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작업자의 순환고리와 더불어 더 좋은 우리밀을 연구하고 개량하여 보급하려고 부단히 애쓰는 연구자와 정책기획자가 아직은 큰 소통없이 각자의 자리에서만 뛰고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있었고 마르쉐의 햇밀장을 통한 교류가 시발점이 되어 우리밀을 알리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저도 꼭 참여해보고 싶었어요.
마르쉐의 영향력으로 인해 햇밀이라는 개념이 대중에게 알려지고 우리밀에 대한 개념과 좋은 가치가 많이 알려져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점점 더 큰 소통의 회오리가 만들어져 정책과 연구가 앞에서 큰 물고를 틔워주며 상생한다면 끊이지 않고있는 작은 노력들이 더 빛을 발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우리밀 집빵 교실을 열며 현장에서 느꼈던 아쉬움이라면 대중에게 우리밀은 아직도 비싸다는 인식이 크게 차지할 뿐, 우리밀이 우리삶과 미래에 주는 선순환에 대한 인식과 가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크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대중에게는 직접 느낄 수 있는 좋은 맛과 영양학적인 경험, 안전의 경험과 더불어 시각적 미각적 후각적 아름다움 등을 제공했을 때 관심이 늘어간다는 사실을 5-6년 간의 실험을 통해 알아내었어요. 그래서 밭으로에서는 사람들의 오감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직접간접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힘 쓰고 있어요. 절기가 바뀔때마다 제철에 맞는 재료들을 일상적 재료부터 희소성있는 재료까지 두루 소개하며 우리밀과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다양한 제품과 경험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로 인해 사람들이 우리밀과 제철식재료에 대해 관심 갖고 알아가는 것이 느껴져 보람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우리밀을 일상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나누는 요소로서 제철의 밭작물과 함께 하는 즐거운 쓰임을 연구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