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밀, meal |
| 유상모, 홍주연 @firstmeal_bread | 강원 양양 |
시골에서 작은 빵집을 하고 있는 첫밀 부부입니다. 서울 토박이로 살다가 2018년 충북 단양으로 귀촌하였고, 2년 전 더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 양양으로 왔습니다. 신혼 때 난생처음 요리라는 걸 해보며 먹거리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오랜 시간 방송 일로 몸이 망가져 있었는데 요리를 통해 내 몸을 돌보게 되었고 귀촌까지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가게를 준비하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꼭 우리밀로 빵을 굽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서 [첫밀]: '그 해 나는 첫번째 밀(햇밀)로 하루 첫 식사를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이름'도 짓게 되었습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밀 100%로 빵을 굽고 있고 천안, 구례, 군위 등의 농부님들께 직접 받아 사워도우, 바게트, 통밀, 호밀, 식빵, 크루와상 등 식사빵 위주로 만듭니다. 햇밀장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처음 우리밀로 빵을 구워야겠다고 결심한 건 '건강'이 가장 컸어요. 건강하게 살고 싶어서 귀촌했었고 귀촌첫 해 낳은 아들이 신생아 때부터 아토피 알러지가 상당히 심했어요. 그랬기에 먹거리는 저희 부부의 가장 큰 주제였어요. 엄마인 제가 하는 요리의 재료들은 모두 유기농 이상 최고의 재료였어요. 그랬으니 당연히 빵도 좋은 걸로 만들어야 했어요. 정말 내 가족이 먹는 재료 그대로를 가지고 빵을 만들었어요. 밀가루는 처음부터 첫밀이라고 이름도 지었을 만큼 당연히 우리밀이었어요. 생산 거리가 가깝고 농약을 치지 않고 방부처리가 필요 없는 우리밀이 가장 건강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작업할수록 변수가 많은 우리밀로 빵을 한다는 건 쉽지 않았어요. 그럴 때마다 농부님께 연락드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상황이 되면 찾아가보기도 하고, 또 찾아오시기도 하고요. 이렇게 우리밀의 상황을 들으면서 함께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해요. 부재료도 마찬가지예요. 저희가 가깝게 교제하는 자연 재배 농부님이 계시는데, 철마다 재료를 받아서 빵에 넣어 만들곤 했어요. 그분들이 해주시는 땅 이야기, 농작물 이야기를 들으면서 건강한 먹거리라는 개념도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건강한 먹거리라는 것이 단순히 무농약 유기농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디서 오는지, 밀의 이야기를 듣고 농작물의 이야기를 듣고 재료들을 이해한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작업(빵)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밀가루 외의 재료를 구입할 때 누가 키우나 누가 만드나 궁금해집니다. 세상은 정말 연결되어 있는 거죠.
우리밀만으로 빵을 만들어온 지 6년째인데 사실 아직도 어렵고 잘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빵을 책임져주고 계시는 농부님들이 있고, 제분도 더 좋아지는 것 같고, 그렇기에 우리도 어제보다 더 나은 빵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빵을 구울 뿐입니다. 올해도 햇밀 수확을 마치고 농부님이 저희 빵집을 방문해주셨습니다. 저희가 가야 하는데 못 갔어요. 함께 빵을 먹으며 밀의 이야기를 실컷 나누며 참 행복한 수확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문득 이번 햇밀장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한 건, 시골에 홀로 있으니 정체되어 있는 듯하고 다른 작업자들, 생산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더 많이 자극받고 배우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