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itz Company |
| 김예인 @fritzcoffeecompany @yes.baker | 서울 마포 |
빵과 커피를 만드는 프릳츠는 네 곳의 매장에서 26명의 제빵사가 직접 만든 빵과 과자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입산 밀과 버터, 국내의 직거래 농장의 동물복지 유정란을 사용합니다.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빵과 과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프릳츠는 빵과 커피를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이 중 커피에 사용하는 생두는 매년 직접 산지를 방문한 후, 구매합니다. 농장에서 생산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더 나은 생산 환경과 더 나은 생산자의 삶, 더 좋은 품질의 생두를 위해 소통하고 상생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빵과 과자의 재료들(달걀과 우유를 제외한)은 수입사 또는 중간 유통사에 의해 잘 선별 된 제품들 중 우리의 필요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커피와 비교하자면 사용하는 재료가 훨씬 다양한 탓에 각 재료의 생산자와 직접 소통하고 이를 선택하기에는, 시간과 에너지 등의 물리적인 어려움이 따르긴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빵을 구성하는 재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밀가루’에 대해서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사람들이 재배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제분되고 우리에게 전해지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용하는 밀의 산지인 프랑스와 인근 국가인 덴마크에 다녀왔습니다. 밀밭 한가운데에서 밀과 토양을 만져보고, 그곳의 바람과 햇살을 느껴보고, 제분소를 견학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파리와 코펜하겐의 많은 베이커리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수입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제빵 산업과는 달리, 프랑스와 덴마크 모두 자국 밀 사용률이 높았습니다. 베이커리에서는 수입밀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양국의 수도인 파리와 코펜하겐의 가까이에 너른 밀밭이 펼쳐졌고, 그 가까이에 크고 작은 제분소들이 존재했습니다. 덕분에 농장과 제분소, 베이커리의 임직원들이 긴밀하게 교류하고 소통하고 있었고, 신선한 향이 풍부한 밀가루를 사용할 수 있음에 만족도가 높다고 했습니다.
특히 파리의 베이커들은 의아해했습니다. 자국에서 밀이 재배됨에도 이 먼 프랑스의 밀을 수입해서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요. 처음에는 우리 밀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비쌈과 품질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가볍게 언급했지만, 금세 스스로 깊이 있게 알지 못하면서 핑곗거리를 찾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대체 얼마나 품질이 안정적이지 않고, 왜 상대적으로 더 비싼 가격으로 구매해야 하는지요. 그래서 숙소에 돌아가서 많이 찾아봤습니다. 우리밀 산업과 이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처한 상황과 어려움에 대해서, 우리밀로 만드는 빵과 과자에 대해, 우리밀로 빵과 과자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서. 모두가 부단히도 애쓰고 있음을 느꼈고, 제가 직접 경험하고 체득한 바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급변하는 기후와 국제적인 이슈들에 의해서도 곡물 시장의 안정성이 큰 영향을 받고, 밀가루 역시 그 영향을 피하지 못합니다. 수입 밀만을 사용 중인 프릳츠 역시 지난 몇 년간 국제 시장의 다양한 이슈들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대비책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햇밀장을 방문하고 우리밀에 대한 얕은 관심이라도 이어왔고요. 여러 복합적인 상황들이 겹쳐 이제는 우리밀에 대한 얕은 관심에서 벗어나 우리밀 시장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모두에게 정확하게 왜 우리가 이 시점에서 우리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확언하지는 못했습니다. 짧게는 다양한 재료에 대한 경험과 교류를 통한 기술자들의 기술적 성장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곡물 시장의 불안정성 속에서 하나의 선택지를 더 확보한다는 것이 될 거고요.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우리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직접 사용하면서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을 햇밀장과 함께 하길 희망하는 것은, 저와 저의 동료들은 아직 우리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햇밀장에 함께 하실 많은 분들의 조언과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프릳츠가 우리밀을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이 사용할 수 있을지 확언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선택한 것이 옳은 선택, 더 나은 선택이 되도록 작은 것일지라도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최근 프릳츠는 우리가 선택한 재료인 ‘동물복지 유정란’ 시장의 확대와 안정적인 유통 구조를 통한 공급가 조정 등에 한 톨의 도움이라도 되고자 농장을 방문하고, 임직원분들과 소통하며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SNS 컨텐츠를 제작해 공식 계정에 업로드했습니다. 하나의 게시물을 작성한 것에 불과하지만 이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았습니다. 우리 밀 산업에 대해서도 한 톨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싶습니다.
밀 품질 등급제 도입, 정부의 밀 수매량 증가로 안정적인 생산량 확보, 지속적인 품질 개량과 제분소의 설비 보완을 통한 제빵 적성 향상 등의 변화가 이어지는 현시점에서 튼튼한 소비 기반이 튼튼한 생산 기반으로 이어지고, 튼튼한 생산 기반이 다시 튼튼한 소비 기반으로 이어지는 끝에 더 안정적인 품질과 낮은 가격의 우리밀이 보급되는 순간을 맞는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