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칩 
이주연
@leepicheep.official
서울 마포

파인다이닝에서 오래 일했지만, 내가 만든 음식이 누군가의 일상에 천천히 스며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리피칩을 열었습니다. 제철 재료와 우리밀, 토종쌀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계절을 담은 디저트를 굽습니다. 단맛도 삶도 과하지 않게, 오늘도 천천히 굽고 있습니다. 


매년 달라지는 우리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햇밀을 받을 때마다 레시피를 새로 써 내려갑니다. 지난해에는 케이크를 만들며 밀가루가 조금 더 제과에 맞게 제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제과법을 더 공부하고 작업 방식을 바꾸면서 같은 밀가루로도 원하는 품질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새로운 메뉴보다 늘 만들어오던 디저트를 다시 바라보고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같은 디저트라도 올해의 밀과 계절을 담아, 작년과는 또 다른 맛으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우리밀도 하나의 식재료이고, 해마다 다른 모습은 살아있는 자연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밀과 대화를 나누듯 천천히 맛보고 느끼며, 만드는 사람과 함께 자라가는 식재료로 만나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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